허정찬 기자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공여자로 지목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16일 불응 후 일주일 만에 출석… 피의자 신분 조사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당초 특검팀은 지난 16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의원 측의 불응으로 일정이 재조정되어 이날 조사가 성사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배우자 이 모 씨와 공모해 김 여사에게 시가 260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가방 대금 김 의원 계좌서 인출… '인지 정황' 확보
특검팀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하고, 당초 피의자였던 배우자 이 씨에 이어 김 의원을 공범으로 입건했다.
특히 특검팀은 가방이 전달된 것으로 특정된 2023년 3월 17일, 배우자 이 씨의 차량이 국회 김 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기록을 확보했다. 특검은 이 씨가 가방을 전달하기 전후로 남편인 김 의원을 만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김 의원이 선물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6일 대통령 부부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클러치백과 함께 "곁에 계셔 주셔서 큰 힘이 됐다"는 취지의 감사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가방 전달 시점으로 추정되는 '2023년 3월 17일'이 명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예의" vs "당 대표 당선 대가성"
특검팀은 김 여사가 당시 통일교 신도 약 2,400명을 입당시키는 등 김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지원한 것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가방이 전달되었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신임 여당 대표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인사한 것일 뿐,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배우자 이 씨 역시 지난 5일 조사에서 "남편은 선물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11일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했으나 김 여사 측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오늘 김 의원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가방 전달의 대가성과 공모 관계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