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공판이 오는 13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피고인 측의 이른바 ‘침대 재판’ 전술로 인해 이날 역시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검사 출신 김용남 전 의원은 1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9일 결심공판이 무산된 원인으로 지귀연 부장판사의 소송지휘권 미흡을 꼽았다. 김 전 의원은 “피고인이 8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시간 배분을 적절히 지휘했어야 했다”며 “현재 재판부가 방임형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그는 13일 일정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서증조사와 특검의 구형 논고를 거치면 오후 늦게야 피고인들의 최후변론이 시작될 텐데, 윤 전 대통령 측이 6시간 이상의 변론을 예고한 만큼 자정을 넘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김 전 의원은 특검의 구형에 대해 “윤석열, 김용현 피고인 등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9일 재판에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10시간가량 서증조사(증거 서류 확인 절차)를 진행하며 시간을 끌었다. 특히 사건과 무관한 발언까지 이어지며 의도적인 지연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윤 전 대통령 측 역시 13일 재판에 변호인 10명을 투입해 총 6~8시간의 최종 의견 진술을 예고했다. 윤 전 대통령 본인도 A4 용지 40장 분량의 최후진술 원고를 직접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이를 “충실한 방어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무대’로 재판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13일에는 무조건 종결하겠다. 그 이후는 없다”며 강력한 의지를 밝힌 상태다. 만약 이날도 결심이 미뤄질 경우, 2월 23일로 예정된 법원 정기 인사 전 선고가 불가능해진다. 재판부가 교체되면 수개월에 걸친 변론 갱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재판장이 형사소송규칙 145조에 따라 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등 적극적인 소송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상훈 연세대 교수는 “적절한 범위 내의 시간 제한은 방어권 제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재판이 새벽 2시 넘어서 끝났던 사례처럼, 13일 재판 역시 밤을 꼬박 새우는 '심야 재판' 끝에 결심이 이뤄질지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