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지난해 초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사건 발생 약 1년 만에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김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특수건조물침입 교사와 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 혐의를 받는 전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전 목사는 지난해 1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지지자들을 선동해 법원 청사에 난입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흥분한 지지자 100여 명은 청사 내부로 침입해 집기를 파손하고 판사실을 수색하는 등 난동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담자만 141명에 달한다.
경찰은 전 목사가 직접 현장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신앙심'을 매개로 한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와 금전적 지원을 통해 측근과 보수 유튜버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며 폭력 행위를 부추겼다고 판단했다.
특히 경찰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전 목사가 운영하는 지역 조직인 '자유마을'을 통한 도주 우려와, 압수수색 직전 교회 사무실 PC를 교체한 정황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영장실질심사 전 기자회견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서부지법 사태 당시 미국에 있었고, 늘 경찰과 충돌하지 말라고 강조해왔다"며 "좌파 대통령만 되면 나를 구속하려고 발작을 떤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또한 지난 11일 집회에서는 "감옥에 갔다 오면 대통령이 돼서 돌아오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 목사의 구속은 이번이 네 번째다. 그는 앞서 2017년과 2020년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구속 직후 입장문을 내고 "법률과 증거에 기초한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압박과 여론의 눈치를 의식한 결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교회 측은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다툴 것"이라고 밝혀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경찰은 전 목사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공모 혐의를 받는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 등과 함께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