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징계안 처리를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한 전 대표에게 직접 소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장동혁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가 재심의 기회를 부여받고 제대로 된 소명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재심 기간까지는 윤리위의 결정에 대해 최고위가 최종 의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3일 심야 회의를 통해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하여 한 전 대표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징계 회부 통보를 하루 전에 문자로 받는 등 심각한 절차적 위법이 있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윤리위 결정이 사실관계에 부합하려면 당사자가 직접 출석해 사실을 충분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당사자의 소명 없이는 일방의 주장만 듣고 결정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고 연기 사유를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목소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최고위 직전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 엄태영, 고동진 의원 등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소장파 의원들은 "전직 당 대표를 제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징계 수위를 낮춰 당이 통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치해달라"고 건의했다. 면담 후 엄태영 의원은 "장 대표 본인도 한 전 대표를 반드시 제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10일 이내에 가능한 '재심 청구'를 통해 한 전 대표가 소명에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미 기한이 부여되어 있으며, 재심 신청 여부는 당사자가 결정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여전히 냉랭한 반응이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윤리위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끼워 맞춘 요식 행위”라며 “재심을 신청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신청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가 마련한 '재심 기간' 동안 한 전 대표가 입장을 선회하여 소명 절차에 응할지, 혹은 재심 청구 없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국민의힘 내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