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으로 당 윤리심판원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당의 결정을 수용하고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로 인해 당내 이견이 생기고 동료들에게 마음의 짐이 된다면 그 부담은 제가 온전히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재심 신청을 하지 않고 당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12일 공천헌금 묵인 및 수수 의혹 등을 받는 김 의원에 대해 당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김 의원은 결정 직후 즉각 재심 청구 의사를 밝히며 불복했으나, 일주일 만에 입장을 번복해 징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김 의원은 당에 “재심 신청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명을 확정한다면 의원총회 추인 절차 대신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통상 국회의원 제명은 의원총회 의결이 필수적이지만, 동료 의원들에게 표결의 부담을 주지 않고 조용히 당을 떠나겠다는 취지다.
그는 현 정부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저는 이재명 정부의 탄생을 함께했다. 어디에 있든 정부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며, 충실히 조사받고 관련 증거를 모두 제출해 무죄를 입증한 뒤 다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의 탈당 선언과 동시에 경찰의 수사망도 좁혀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같은 날 오전 김 의원 부인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동작구의회와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조진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소유한 법인카드를 김 의원의 부인 이 모 씨가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고발 건을 수사 중이다. 조 전 부의장은 2022년 7월~9월 사이 김 의원 부인에게 식대를 제공하는 등 약 159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준 혐의(업무상 배임·정치자금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앞서 동작경찰서가 해당 사건을 내사 종결했으나, 당시 사건 무마 의혹과 더불어 김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 담긴 탄원서 누락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상급 기관인 서울경찰청이 직접 수사를 맡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이번 탈당 선언이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당에 끼칠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장외에서 본격적인 법정 공방을 준비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