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을 향해 “우리와 합치자”며 전격적인 합당을 제안했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결집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이번 지방선거도 같이 치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지방선거 승리가 현시대의 정신”이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지 않은 만큼,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양당의 공조 이력을 언급하며 당위성을 피력했다. 그는 “22대 총선은 ‘따로’ 치렀으나 21대 대선은 ‘같이’ 치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과 비상계엄 내란 극복을 위해 함께 싸워온 만큼, 이제는 이재명 정부 출범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합당 논의를 위한 조속한 실무 테이블 구성을 촉구하며 조국혁신당의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측은 이번 제안이 당 대표 간 사전 교감 하에 이뤄진 것임을 시사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 직후 “정 대표와 조 대표가 그동안 이 문제를 두고 여러 차례 교감을 가져왔다”며 “전날 오후 오늘 제안을 발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합당 자체에 대한 합의 여부에 대해서는 “발표 사실에 합의한 것이며, 조 대표가 어떤 응답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민주당 162석과 조국혁신당 12석이 합쳐질 경우 174석의 거대 야당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합당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해당 안건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반대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역시 그간 합당론에 대해 ‘정치공학적 접근’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조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방선거에서 호남 등 특정 지역의 1당 독점 체제를 혁신하겠다”며 독자적인 역할론을 강조해왔다. 특히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풀뿌리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양당 간의 건강한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정 대표의 제안 직후 “오전 10시 30분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 중인 조국 대표가 직접 공식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가 민주당의 ‘러브콜’에 대해 통합으로 화답할지, 아니면 독자 노선을 고수하며 선거 공조에만 무게를 둘지에 따라 향후 야권 정계 개편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