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여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20년 주가조작 의혹 고발 이후 약 5년 9개월 만에 나온 사법부의 첫 판단이다.

(사진=서울중앙지밥법원제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8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인정해 김 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몰수와 1,281만 5,000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22년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안 청탁 대가로 샤넬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영부인은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이기에 높은 청렴성이 요구된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 수단으로 오용하고, 청탁과 결부된 고가 사치품을 뿌리치지 못한 채 자신을 치장하는 데 급급했다"고 강하게 꾸짖었다. 이어 '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공직자 배우자로서의 처신을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금품을 먼저 요구하지 않았고, 뒤늦게나마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반성하고 있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사유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명태균 씨를 통한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회장 등과 공모해 8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하고, 대선 당시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고 보아 총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이 핵심 의혹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최종 형량은 특검 구형량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번 판결로 김 여사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실형을 선고받은 첫 번째 영부인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한 앞서 체포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여사까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 모두 실형'이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이미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김 여사는 이날 선고 직후 별도의 절차 없이 서울구치소로 다시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