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전격 등록하면서 당내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오 시장의 등록 직전 초선 박수민 의원도 출사표를 던지면서, 서울시장 공천 향배는 ‘시민의 선택’을 강조하는 현역 시장과 ‘혁신’을 내세운 신예 간의 대결 구도로 흐르는 양상이다.

그간 당 지도부의 인적 쇄신과 극우 세력과의 절연을 요구하며 후보 등록을 미뤄왔던 오세훈 시장은 17일 오후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후보 등록을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 시장은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가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날을 세우면서도, “서울에서 시작한 변화로 당의 혁신을 추동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버금가는 혁신 선대위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오 시장 측 김병민 정무부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불출마 고심설’에 대해 “불출마를 언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전략 전술 차원의 시기 고민이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오 시장의 등록에 앞서 경제 관료 출신 초선인 박수민 의원(서울 강남구을)이 출사표를 던진 것도 변수다. 박 의원은 “당의 무기력함을 출마로 깨겠다”며 보수의 부활을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박 의원의 등판을 두고 오 시장의 미등록 상황에 대비한 지도부의 ‘플랜 B’라는 해석과 함께, ‘올드키즈 대 뉴키즈’의 경쟁 구도를 만들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서울시장 경선은 오 시장과 박 의원을 비롯해 윤희숙 전 의원, 김충환 전 의원, 이상규 당협위원장, 이승현 인팩코리아 대표 등 다자구도로 짜이게 됐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18일 오전 회의를 열고 서울시장 경선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최종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고 승리 가능성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거론되는 방식은 비현역 주자들이 예비경선을 치른 뒤, 최종 선발된 1인이 현역인 오 시장과 맞붙는 이른바 ‘한국시리즈’ 방식이다. 다만 공관위 내부에서는 시간적 제약을 이유로 면접 점수를 통해 후보를 압축(컷오프)한 뒤 한 번에 경선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달리 타 지역은 공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충북에서는 현역 김영환 지사가 컷오프된 후 김수민 전 부지사가 재공모에 응하며 경선 여부가 논의 중이다. 대구에서는 주호영·윤재옥·추경호 등 중진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역 의원들이 장동혁 대표를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이정현 위원장이 “룰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며 ‘혁신 공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당의 심장부인 서울에서 잡음 없는 경선 룰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가 이번 지방선거 초반 기세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