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국내 증시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KOSPI)가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털어내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1분기 실적 호조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수세를 불러일으키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4% 오른 6302.54로 출발한 뒤, 개장 10분 만에 6350선을 돌파했다. 오전 9시 25분경에는 장중 최고 6355.39까지 치솟으며 중동 사태 직전인 지난 2월 27일의 전고점(6347.41)을 36거래일 만에 넘어섰다.
시장의 상승 동력은 단연 ‘실적’이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68% 이상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장중 3.86% 급등한 121만 1,000원을 기록하며 이른바 ‘120만 닉스’ 고지에 올라섰다. 삼성전자(2.10%)와 현대차(1.52%)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파격적인 목표치 상향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이익 개선을 근거로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8,000포인트로 대폭 높여 잡았으며, JP모건은 강세장 지속 시 8,500선까지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000억 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한 반면, 개인은 6,000억 원 넘게 매물을 쏟아내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한편,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한 1,180선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8원 내린 1,472.4원에 개장해 하락세를 이어갔다.
증권가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등 대외적 변수가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시장의 우려를 압도하고 있다”며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