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보건복지부가 무분별한 과잉 진료를 막고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일부터 도수치료에 ‘관리급여’ 제도를 전격 도입한다.
이에 따라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던 도수치료 가격이 4만 3850원으로 고정되며, 깐깐해진 건강보험 적용 기준으로 인해 실손보험에 크게 의존하던 도수치료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1회 4만 3850원' 통일… 연간 15회로 횟수 제한
이날 복지부에 따르면, 처음 시행되는 ‘관리급여’는 의료체계 왜곡이나 환자 안전에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내(선별급여)로 편입하면서 높은 본인부담률(95%)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번 조치로 기존 의료기관에서 1회 평균 약 11만 원에 달하며 제각각이던 도수치료 비용은 본인부담률 95%가 적용된 4만3850원으로 통일된다. 아울러 무제한에 가깝게 받을 수 있었던 치료 횟수는 주 2회,연간 총 15회로 제한된다. 다만 수술이나 골절 등으로 인한 관절 구축 및 강직 등 뚜렷한 의학적 소견이 있을 경우에 한해, 의사의 판단하에 예외적으로 연간 최대 24회까지 인정된다.
올해는 7월부터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남은 하반기 6개월 동안도 연간 기준인 15회를 온전히 적용받을 수 있다.
깐깐해진 사전 요건… “피로회복·체형교정은 건보·실손 제외”
도수치료를 받기 위한 요건도 대폭 강화됐다. 환자가 내원 당일 도수치료를 요구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즉시 받을 수 없다. 2주(14일) 이상의 기간 동안 4회 이상의 기본물리치료나 단순재활치료를 우선적으로 거쳐 효과가 없을 경우에만 시행이 가능하다. 단, 소아 사경이나 수술 후 관절 운동 범위 제한 등의 사유가 있다면 예외가 적용된다.
치료 대상 질환도 엄격히 통제된다. 요통, 척추관 협착증 등 '기능 이상 및 통증이 지속되는 근골격계 질환'에만 급여가 인정된다. 피로 회복이나 체형 교정 등 개인적 필요에 의한 치료는 건강보험은 물론 실손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전액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또한, 도수치료는 의사나 물리치료사가 환자와 수기로 1대1로 30분 이상 실시한 경우에만 산정되며 야간 및 공휴일 가산은 별도로 적용되지 않는다.
'도수치료 쇼핑' 꼼수 전면 차단
환자가 여러 병원을 돌며 중복으로 치료를 받는 이른바 ‘도수치료 쇼핑’도 시스템을 통해 원천 금지된다.
치료 부위가 경추, 요추 등 여러 곳이더라도 하루 1회만 산정되며, A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같은 날 B 병원에서 다시 도수치료를 받는 행위는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를 위해 모든 의료기관이 내원 환자의 누적 치료 횟수를 ‘도수치료관리시스템’을 통해 의무적으로 조회하고, 진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향후 3년 주기로 도수치료 운영 성과를 평가해 급여유형과 전환 원칙 등 세부 기준을 지속해서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관리급여 도입은 무분별한 과잉 진료를 방지하고 환자 의료비 부담을 줄여 비급여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며 “현장에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만성 허리 통증 완화에 쓰이는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PEN)과 종양 치료에 활용되는 방사선 온열치료에 대해서도 적정 가격대 관리 필요성이 높다고 보고, 관리급여로 선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