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심우정(54·사법연수원 26기) 검찰총장이 임기 2년도 채우지 못한 채 9개월여 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봉욱 민정수석비서관을 전면에 내세워 본격적인 검찰 개혁과 인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검찰 수뇌부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은 전날(6월 30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 총장은 지난해 9월 16일 검찰총장에 임명됐으며, 정해진 2년 임기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시점에서 퇴임하게 됐다. 심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공식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며, 퇴임식은 7월 2일에 열린다.
이번 사의 표명은 대통령실의 검찰 인사 기조와 무관치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측근 정성호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봉욱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민정수석에 임명하면서 검찰 인사와 조직 개편에 속도가 붙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개혁 투톱'의 등장과 함께 기존 수뇌부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분위기가 감지됐다.
실제로 심 총장은 일부 대검 간부에게조차 사직 의사를 알리지 않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 조직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으며, 고위 간부들의 연쇄 사의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이진동(57·28기)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신응석(53·28기) 서울남부지검장, 양석조(52·29기) 서울동부지검장도 일제히 사의를 밝혔다. 이들은 각각 ‘검찰의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되어 송구하다’, ‘검찰 수사·기소 분리는 위험하다’며 고별 메시지를 통해 조직에 대한 우려와 책임감을 드러냈다.
신 지검장은 재임 중 건진법사 전성배 씨 및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맡아왔다. 양석조 지검장은 여당이 추진 중인 수사·기소 분리 방침에 대해 "수사 없는 기소는 별건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한편 심 총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하지 않아 여권으로부터 “자신을 임명한 전 대통령을 보호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아왔다. 해당 사건은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이다.
법무부는 이르면 1일 중으로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며, 이번 심 총장의 사퇴를 기점으로 이재명 정부의 첫 검찰 조직 개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