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27일 오전 코스피가 장중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고, 삼성전자 주가도 마침내 10만 원을 넘어섰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훈풍이 맞물리며 증시 전반이 급등세를 보였다.

27일 오전 9시 14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7.54포인트(1.97%) 오른 4019.13에 거래 중이다. 개장 직후 3999.79로 출발한 뒤 곧바로 4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6월 20일 3000선을 돌파한 이후 약 넉 달 만에 1000포인트 이상 상승한 셈이다.
장중 한때 4038.39까지 치솟으며 ‘꿈의 지수’로 불리던 4000 시대를 열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초 이후 64.27% 상승해 G20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53% 오른 10만1300원에 거래되며 사상 처음으로 10만 원을 돌파했다. 이른바 ‘10만전자’ 시대의 개막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테슬라,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 잇따른 대규모 반도체 계약을 체결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테슬라와의 23조 원 규모 AI6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 애플의 이미지센서(CIS) 위탁생산 수주, 그리고 오픈AI와의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협약 등이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이날 증시 급등은 뉴욕증시의 강세와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유예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는 없을 것”이라며 “양국이 무역 합의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이차전지, 자동차, 전력기기 등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라며 “시장 전반의 낙관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과열 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글로벌 증시 상승 모멘텀이 유효한 한 대세 상승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