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감사원이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을 직권남용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24일 검찰에 고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감사원은 유 전 사무총장이 인사권·감찰권을 남용해 반대 성향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주요 군사기밀이 포함된 감사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함께 고발된 대상에는 최재해 전 감사원장 등 총 7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해 공무원 피격 감사·GP 불능화 감사에서 군사기밀 유출 정황
감사원 운영·쇄신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2022~2023년)와 GP(감시초소) 불능화 부실검증 감사(2025년) 과정에서 군사기밀이 비보안 상태로 공개됐다는 정황을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TF는 감사원이 2022년 10월 13일,2023년 12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배포한 서해 피격 사건 관련 보도자료가 모두 군사기밀에 해당함에도 국방부 보안성 심사를 거치지 않았으며, 특히 2023년 12월 보도자료는 감사위원회가 “비공개”로 결정한 뒤에도 별도로 배포됐다고 밝혔다.
GP 감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 2025년 3월 보도라인 내부에서 비공식 중간발표 문건이 작성돼 사무처 간부들에게 회람됐고, 이후 특정 언론사 보도와 해당 문건의 일치율이 9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에는 군사Ⅱ급 비밀 내용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TF는 “감사 지휘부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기밀을 반복적으로 누설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병호 전 사무총장, 반대 의견 직원 ‘표적 감찰’·대기발령 정황
TF는 유 전 사무총장이 2022년 사무총장 취임 이후 자신의 지시나 의견에 반대한 직원들에게 감찰과 인사 불이익을 집중적으로 행사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유 전 사무총장은 감사원장이 수차례 거부한 A과장 감찰을 강행하기 위해 “감사자료 삭제 우려” 등을 근거 없이 보고해 대기발령 조치를 유도했고,비위 사실을 특정하지 않은 채 ‘즉시 조사 개시’를 지시하며 A과장의 PC를 수거하고 감찰을 진행했다.
감찰 및 인사 담당자들은 당시 상황을 두고“지시가 명백히 부당했으나 직무 특성상 따를 수밖에 없었다”,“법령에 맞지 않는 지시였지만 ‘총장 지시대로 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TF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시로 인해 관련 직원들은 명퇴 제한,승진 지연,정신적 고통 등의 실질적 불이익을 받았다는 것이 TF의 결론이다.
직무성적평가 임의 변경…총 16명 평가 결과 뒤바뀌어
TF는 유 전 사무총장이 2023년 1월 직무성적평가 과정에도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밝혔다.
이미 평가자(국장)와 확인자(1급)가 평가를 완료한 뒤,유 전 사무총장이 특정 직원의 서열·등급 상향을 직접 지시했고, 이 지시로 평가 대상자 16명의 최종 결과가 변경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 조치를 “명백한 인사권 남용”으로 판단하고 유 전 사무총장을 직권남용·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TF “조사 비협조 심각…내달 종합 결과 발표 예정”
TF는 조사 과정에서 유 전 사무총장 등 일부 관련자들이 조사 요청에 불응하거나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TF는 오는 12월 5일 공식 활동 종료 후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