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는 전직 대통령이 사적인 가족 문제로 형사재판에 넘겨진 첫 사례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배상윤)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딸과 사위였던 서모(45) 씨는 불기소 처분(기소유예)됐다.

검찰에 따르면 서 씨는 지난 2018년 이상직 전 의원이 실소유한 태국계 저비용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임원으로 채용됐다. 당시 서 씨는 게임업계 경력만 있었고, 항공업계 실무 경험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검찰은 서 씨가 2018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해당 항공사에서 수령한 급여 및 주거비 등 약 2억1787만 원을 문 전 대통령이 수수한 뇌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 자금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의 생활비로 쓰였으며, 이에 따라 문 전 대통령이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과 서 씨의 임원 채용 간의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이기도 한 이 전 의원은 서 씨의 고액 급여(800만 원) 및 태국 이주 비용까지 지원했으며, 이는 당시 항공사 대표이사 급여보다도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타이이스타젯은 항공사업 면허 취득이 지연돼 수익이 전무했으며, 임원을 새로 채용할 필요성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의 지시로 서 씨가 상무 직급으로 채용되었고, 서 씨는 이메일 송수신 등 단순업무 외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이 서 씨의 채용 및 태국 이주 과정 전반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문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해왔다.
이번 수사는 2021년 12월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의 고발로 시작됐다. 이후 지난해 8월에는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의 서울 주거지와 사무실, 제주 별장을 압수수색했으며, 당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명시하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기소에 대해 “정치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전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현재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