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직 국방·군 관계자들의 내란 및 외환 혐의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수사팀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내란 의혹의 실체와 기획자 규명, 검찰과 정치권의 책임 추적이 특검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검 수사의 중심에는 윤 전 대통령의 외환죄 의혹이 자리하고 있다. 형법상 외환죄는 외국과 모의해 국가에 위해를 가하는 중대 범죄로, 적국을 도와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이번 수사는 단순 내란 혐의(계엄 음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북한과의 공모 가능성까지 규명 대상으로 삼았다.
특검은 특히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주목하고 있다. 해당 수첩에는 “NLL에서 북의 공격 유도”, “북한의 오물 풍선을 타격한다” 등 계엄 명분 마련을 위한 북한 도발 유도 정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기존 수사에서 이 수첩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환죄 적용을 포기했지만, 조 특검은 이 부분을 재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란 음모 사건의 핵심은 기획자와 공모자의 실체 규명이다. 현재까지 수사와 재판은 주로 김용현 전 국방장관, 노상원 전 사령관 등의 개별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특검이 북한 도발 유도와 계엄 기획을 지시·조율한 ‘정치적 기획자’를 밝히지 못한다면, 사건은 개인의 일탈로 축소될 위험이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검찰과 군, 정치권의 축소·은폐 의혹이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검찰 고위직의 유착 및 사건 은폐 의혹을 밝혀내는 데 실패할 경우, 이번 수사는 정치적 논란만 남기고 끝날 위험이 있다.
현재 특검 수사는 경찰과 협업하며 속도를 내고 있으나, 독립성과 지속성 확보가 과제다. 조 특검이 고검 청사 내에 사무실을 둔 것은 검찰 내부 정보 유출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특검의 수사 범위가 방대한 만큼 한정된 기간 내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한편 조은석 특검은 지난 1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공무집행방해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수사의 고삐를 당겼다. 이는 김 전 장관의 1심 구속 만기(26일)로 인한 석방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김 전 장관 측은 “직무범위를 벗어난 별건 기소”라며 서울고법에 이의신청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특검은 21일 새벽 “신청을 각하·기각해달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 전 장관의 내란 혐의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가, 추가 기소 사건은 형사34부가 맡고 있으며, 추가 구속영장 심문 기일은 23일로 예정됐다. 김 전 장관 측은 심문 기일 변경을 신청한 상태다.